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 내용 바로가기
  • 작성일 작성일 : 2017-06-07 / 조회 : 1,346

버섯 대신 버섯과자… 農工商 뭉친 식품中企 뜬다

 작성자IP :   

농식품부-aT, 작년까지 356곳 지정 《 “재배만으론 아무래도 안 되겠어.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야겠는데….” 충남 청양군에서 버섯을 생산하는 ‘함지박’의 장창순 대표(46)는 난관에 부닥쳤다. 버섯 출하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고, 품질에 따라 kg당 가격이 3000원에서 15만 원까지 들쑥날쑥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떠올렸다. 하지만 과자를 만들 기술이 없었다. 수소문 끝에 30년 넘게 과자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썬푸드’라는 기업을 만나 의기투합했다. 》
 

경기 성남시 모란역 내에서 지난해 말 문을 연 ‘농식품 찬들마루’ 2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 ‘찬들마루’는 중소식품기업의 우수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설립된 전용판매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 중소식품기업들, ‘農-工-商’으로 뭉치다 

이들이 2013년 야심 차게 내놓은 상품이 ‘별빛담은 효자손’ 과자세트다. 국산 쌀에 버섯 분말, 방풍나물, 강황 등을 넣고 과자를 버섯 머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원으로 농식품전용판매관과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농민과 중소기업이 농산물을 가공해 제품 개발·생산에 나서는 등 동반 성장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정부도 중소식품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aT에 따르면 정부와 aT가 지정한 ‘농공상(農工商) 융합형 중소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356곳에 이른다. 농공상기업은 농업인과 중소기업이 유기적으로 원료 조달, 제조 가공, 기술 개발을 연계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등 농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는 매년 2월 농공상기업 모집공고를 내고, 연중 신청을 받는다. 현장평가와 평가위원회를 통해 1년에 두 차례 농공상기업을 지정한다. 
 

농공상기업으로 선정되면 판로지원비의 90%를 국고에서 지원받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판로 개척에 도움을 받는다. 우선 용산역과 모란역에 들어선 농공상기업 전용판매관인 ‘농식품 찬들마루’에 입점할 수 있다. 이곳에선 국산 농산물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128개 업체가 음료, 발효식품, 쌀 가공식품, 주류 등 776개 농산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 등의 상품구매담당자를 초청해 일대일로 입점 상담을 받고 ‘국제외식식자재박람회’ ‘광주국제식품전’ ‘대한민국식품대전’ 등 식품박람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우수 농공상기업은 TV홈쇼핑 입점도 추천받는다. 


이 밖에 HDC 신라면세점 입점을 지원받아 수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신라면세점에 놀뫼인삼 등 17개 업체 105개 품목이 입점해 있다. ‘해외시장 판로 개척 지원사업’으로 세계 최대 식품전시회인 ‘독일 쾰른박람회’ 및 ‘홍콩 푸드엑스포’ ‘뉴욕 팬시푸드쇼’ 등의 참가도 지원받을 수 있다.  

○ 막힌 판로 열리니 수출길도 열려 
 

이런 판로 지원이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 영천시에서 인삼, 홍삼, 오디 등의 한방 재료로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이비채’는 대기업의 기술제휴 요청이 있을 정도로 제품은 우수했지만, 수도권 판로 개척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농식품 찬들마루’ 매장에 입점하고 각종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수도권 고객들과 국내외 상품구매담당자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이 업체는 2014년 12월 백화점 입점에도 성공했고 미국,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추성태 이비채 대표(55)는 “한방 소재와 오디를 이용한 산업뿐만 아니라 오디 농장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등 지역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6차 산업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충북 단양군의 ‘소세골농장’도 농공상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2015년 국내 최초로 과립 형태의 아로니아 개발에 성공했지만 즙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찬들마루에 입점해 다양한 소비자들을 만나며 과립형의 신선한 맛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전용판매관 판촉행사에서 사흘 만에 1000만 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홈쇼핑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부터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권미아 소세골농장 대표(60)는 “매출액이 늘면서 자체 생산으로 부족한 원료는 단양 지역의 농산물로 채우고 있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자랑했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한국의 식품산업 규모는 342조 원(2014년 기준)으로 세계 14위지만, 판로와 원천기술 부족 등으로 경쟁력이 낮은 수준”이라며 “중소식품기업과의 협업과 체계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418/83910895/1#csidxf4a6fe14f26eab5b83ec2f38528c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