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유난히 기름에 많이 지지고 볶는 명절 요리가 걱정된다면 식용유 선택·사용법에 신경쓰자. 어떤 기름을 선택하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뿐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추석 음식에 알맞은 ‘건강한 기름’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알아봤다.
요리를 할 때 쓰는 기름에 따라 음식의 맛·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튀김 요리에는 해바라기유처럼 발연점 높은 기름이, 무침이나 소스는 맛·향이 뛰어나고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이, 샐러드처럼 열을 가하지 않는 요리에는 발연점 낮은 올리브유가 어울린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전·튀김=발연점 높은 해바라기유전·튀김을 할 때는 고온(160~180도 이상)으로 기름을 가열한다. 바삭한 식감을 내기 위해서다. 이때는 발연점이 높은 기름을 사용해야 좋다. 발연점은 기름을 가열할 때, 기름이 타기 시작해 표면에서 푸른 연기가 생기는 온도다. 기름은 발연점을 넘겨 가열하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 생성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경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최명숙 교수는 “기름 종류마다 발연점은 천차만별인데, 전·튀김을 할 때는 발연점 높은 기름을 쓰면 좋다”며 “해바라기 씨로 만드는 해바라기유 등이 발연점이 높다”고 말했다. 해바라기유 발연점은 약 240도로, 올리브유·들기름에 비해 70도가량 높다. 해바라기유 외에 발연점 높은 기름에는 콩기름·카놀라유(약 240도)가 있다.해바라기유는 발연점이 높을 뿐 아니라, 필수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부족하면 면역력·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필수지방산은 모두 체내에서 녹는 불포화지방이라,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이롭다. 해바라기유의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100g당 약 60g이며, 이는 카놀라유의 약 2배 수준이다.◇무침·소스=오메가3 풍부한 들기름나물 무침 요리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지만, 지방이 거의 없다. 이때는 들기름을 추가해 먹으면 좋다. 깻잎 씨앗을 압착한 들기름은 특유의 풍미가 있어 나물 요리의 맛을 돋울 뿐 아니라, 나물에 부족한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지방산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들기름은 식물성 기름 중 오메가3지방산이 가장 풍부하다. 오메가3는 뇌의 주요 구성 성분이며, 뇌 세포가 서로 원활하게 연결되도록 돕는다. 또한 기억과 관련된 해마 부위 신경세포 손실을 막아, 기억력 개선·학습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들기름 속 오메가3지방산은 주로 ‘알파리놀렌산’으로 구성돼 있다. 알파리놀렌산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파리놀렌산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뇌 속 ‘불량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이 뇌에 쌓이는 걸 막아줘서다. 들기름의 알파리놀렌산 함유량은 60% 이상이다. 들기름은 뇌뿐 아니라 혈관 건강에도 좋다.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단, 들기름은 발연점이 160도 정도로 낮고 열·공기에 약해 쉽게 산패(酸敗)된다. 굽거나 튀기는 등 고온으로 가열해야 하는 요리에 사용하면 기름이 타고 산패돼 맛·향이 변한다. 나물 무침이나 잡채처럼 추가로 가열하지 않아도 되는 요리에 넣거나, 소스처럼 곁들여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샐러드·전 보관=영양소 흡수 더하는 올리브유채소·과일을 날것으로 사용하는 샐러드 같은 요리에는 올리브유가 어울린다. 과일·채소를 사용한 샐러드에 뿌려 먹으면 과채 안에 많이 들어 있는 지용성 비타민·항산화 성분 흡수율을 높여준다. 토마토에 많이 든 라이코펜, 당근·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D·E·K가 대표적이다.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산·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한 기름이지만, 발연점이 낮아 샐러드처럼 열을 가하지 않은 요리에 사용하는 게 좋다.올리브유는 식품 보관에도 활용할 수 있다. 먹고 남은 부침개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르면 기름 보호막이 형성되며, 올리브유 속 항산화 성분이 부패를 늦춰준다.올리브유는 종류가 여러가지라 고를 때 꼼꼼히 살피는 게 좋다.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쓰여 있는 올리브유가 품질이 가장 좋다. 올리브 열매를 처음 압착해 얻은 기름으로, 산성도가 0.8% 이하며 비오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버진’이란 말만 적힌 올리브유는 엑스트라 버진 기름을 짜낸 올리브를 다시 압착한 것이다. 산성도가 2% 정도로 비오페놀 성분은 거의 없다. 올리브유를 화학적으로 정제해 만든 기름도 있다. 이 경우 아무런 수식어가 없거나 ‘리파이닝 올리브유’ ‘퓨어 올리브유’ 등의 단어가 제품에 써있다. 엑스트라 버진·버진 올리브유에 비해 맛·향이 덜하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기사원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3&sid2=241&oid=346&aid=0000022472